솔직히 말해서, '짜장면'이 통과될 줄 몰랐다 정말.
이번에도 의견만 분분하다 당연히 아웃될 거라고, 이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에게마다 완전 자신있게 얘기했.....(먼산)
물론, 사실 그닥 달갑지 않은 것이 입장이기도 하고.
시답잖은 엘리트 의식을 고수하느라 대중성보다 현학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아주 당위적으로다가 성정에 맞는(이러고) 이유에서라기보다, 언어가 가진 근원적 원칙의 문제,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어 사정에서 '-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표현은 이미 예외를 인정하고 시작하겠다,라는 대단히 포용력을 발휘해주시는 기준적 의미라는 것을 인정하는 바이므로, 예외 따위 없어야 원칙,이라는 저어기 십오 세기 시절 세종 대왕 할아부지께도 못 들이밀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짜장면'과 '자장면'의 동의 표준어 인정은, 한자음의 국어 표현과 원어에 가까운 발음의 국어 표현 사이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이냐, 이에 더하여 외래어 사정 시 국어의 고어에서 보이는 일반적-혹은 관습적- 원리를 기준점으로 삼아야할 것이냐 아니면 현대 국어의 편의성이 고어의 관습성보다 우선해야할 것이냐,의 문제를 풀어왔던 기준에 있어, 그 근간부터 흔들어버리는 표준어 사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 진짜, 짜장면.-_-;
그리하여, 디테일한 면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있지만, 대원칙 상으로서는 같은 뿌리로 '-길래'나 '개발새발', '남사스럽다'의 표준어 인정도 역시 마음에 안 든단 말이다.;_;
그에 반해 꽤 반가운 사정도 몇 개 보이고.
눈꼬리,같은 것은 이제껏 '눈 꼬리'로밖에 쓸 수 없었는데, 명사 표현에 강한 국어에서 이 단어가 표준어 사정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꽤나 곤난할 만큼 요령부득의 이해불능 지점이었을 정도였다니까. 흙담 같은 단어들은, 한자어의 순화 표현을 무작정 반기지만은 않는 내 입장에서도 꽤나 흡족할 만큼 단어의 미학적 완성도가 우수하니, 고개를 주억주억.
떨구다,란 표현을 복수 표준어나 동의 표준어로 상정하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살려낸 것도 아주아주 대단히 마음에 든다.(꺄악>_<) 떨구다,와 떨어뜨리다,가 생성해내는 미묘한 의미의 차이와, 각자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 형태소 조합의 구조적인 아름다움은 내가 국어가 정말 공부할 만한 언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근거를 아주 적확하게 증명해내는 사례, 정도랄까.
나래나 뜨락, 내음의 표준어 인정은 시적 허용 단어가 표준어로 승격한, 국어 표준어 사정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았던 사례인데, 정말정말 반갑다.+_+ 아직도 나는 낙엽을 지칭하는 'La feuille morte'를 처음 접했을 때 받았던 언어미학적 충격도-여성정관사+나뭇잎+죽은,의 단어 조합이 복합명사가 아니라 단순명사로 자리잡은 언어 형태는 프랑스어가 구조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학적 완성도와 의미의 표현을 조합해내는 형태소적 아름다움을, 기초적일만큼 기본적이면서 첨언이 필요 없을 만큼 명료하게 보여주는 아주 깔끔한 예시라 생각하고 있으니까-를 잊지 않았거든.(잇힝)
아무렇든, 이번 표준어 사정이 국립국어연구원 쪽에서도 꽤나 별러왔을 거란 생각이 드는 것이, 짜장면-맨날-허섭쓰레기-남사스럽다-개발새발,에 이르는 내가 지인들에게 시전 해왔던 빨간펜 선생 코스프레 목록 탑 파이브-_-;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먼산)
암튼, 그닥 달갑지 않기도, 아주 대단히 반갑기도 한 표준어 사정인데, 서른아홉 개가 한 번 쓱 훑어보기만 해도 머리에 슥 입력되는 정도는 아니란 말이지. 어라 이건 또 왜, 싶은 것들도 좀 있고 해서, 나도 며칠은 유의해야할 것 같다.
사실, 이런 때 가장 효율적이고 유용하게 언어적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데는 짧은글짓기가 최고.........(먼산)
이것저것 떠나서, 맨날이나 허접쓰레기, 남사스럽다,처럼 짜장면에는 못 미치나 제까닥 지적질하기에는 상황에 따라 무안한 경우가 종종 생기는 아이들을 더이상 지적해내지 않아도 된다는 주지된 사실이 왠지 신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아놔이따위성정머리-_-;)
근데, 분명히, 이젠 곧이어 '남세/남새스럽다'가 비표준어계의 신성으로 떠오를 거라니까.(진짜.-_-;) 이 '남세/남새'가 표준어 사정에 오르게 되는 날은 정말대단히아주진심으로, 슬플 것 같다.
그러니, 설사 그런 날이 오더라도, 내가 매해 당연하게, 국어 어문 규정집을 사서 읽는 것을 그만둔 다음에 오게 되었으믄 좋겠다고.(이러고있고)